라오스 이야기
라오스는 세계 최빈국중 하나이다.
2020년까지 최빈국 탈피를 목표로 ‘국가사회경제개발 5개년 계획’ 이행에 힘쓰고 있다. 인도차이나 반도 국가중 유일하게 바다에 접해 있지 않은 내륙국가, 도로·철도(철도망이 전혀 없음) 등 SOC의 부족은 유엔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원조나 양허성 차관 없이 경제개발이 어려운 현실에 처해 있다.
그러나 라오스는 불교의 영향으로 인해 국민들이 현실을 긍정적으로 보고 자족하며 과욕하지 않는 정서를 갖고 있어 국민 대다수가 빈곤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이로 인한 상대적 박탈감이 높지 않으며, 국민행복지수가 높기로 항상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나라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런가. 가는 곳마다 마주치는 라오스 사람들은 정말 때가 덜 묻었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관광지 주변 상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호객행위나 바가지들을 라오스에선 전혀 볼 수 없었다. 가이드의 말에 의하면 동남아 여행에 있어 ‘관광(볼거리)은 태국, 레포츠는 필리핀, 사람은 라오스’라더니 정말 라오스 사람들은 우리나라 5~60년대 시골 사람들의 순진무구 그 자체였다.
준비해간 학용품과 생필품들이 자칫 라오스 사람들의 자존심에 상처를 주는 건 아닌가 우려했으나, 현지 교민들의 주선으로 준비해간 선물들을 잘 전달 할 수 있었다.
다만, 인도차이나 전쟁 때 미국 CIA의 용병으로 활용된 관계로 라오스 내에서 차별 받으며 어렵게 살고 있는 몽족 마을 방문 시에는 좀 더 세밀한 준비가 부족했다는 점에 방문단 모두가 공감했다.
몽족들이 좋아하는 식료품을 현지에서 준비한 것 까지는 괜찮았지만, 배분하는데 있어 줄서기를 해본 경험이 없는 사람들에게 그냥 나누어 주다보니 2~3개를 받은 사람도 있고, 몸이 불편해 집안에서 밖으로 나오지 못한 사람의 경우 식료품을 전혀 받지 못한 경우도 발생했다.
초등학교 방문 때처럼 선물을 세트로 제작하여 집집마다 직접 방문하여 배부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이번엔 자비를 털어 마련한 선물과 여행경비로 라오스 어린이와 소수민족에게 작은 선물을 주었지만, 공적개발원조(ODA:Official evelopment Assistance)를 통해 좀 더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방식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1960년. 불과 반세기전 한국은 일인당 국민소득 79달러로 가나와 필리핀보다 가난한 나라였다.
해방의 기쁨도 잠시뿐, 나라가 분단되고 동족간 전쟁으로 폐허가 된 작은 나라는 기적 없이는 조그마한 가능성도 보이지 않았다.
한국전쟁 직후 미국을 비롯한 많은 나라들이 물자를 원조하고 대부분의 투자를 무상으로 제공했기에 한강의 기적을 이룰 수 있었다.
한국은 1995년 세계은행의 차관을 모두 갚으면서 실질적으로 ‘수원국’에서 졸업했다.
한국은 이제 ‘수원국’에서 ‘공여국’으로 전환한 세계 유일의 국가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한국은 바로 그 ODA의 필요성을 절감했던 나라였고, ODA의 혜택을 직접적으로 받은 나라였으며, 이제 그 혜택을 다른 나라에게 나눠주기 위한 발걸음을 뗀 나라가 된 것이다.
물론 한국의 ODA 규모는 아직 여타 OECD 국가에 비교하면 매우 낮은 수준이다. ODA의 규모는 당연히 늘려야하며, 이를 중앙정부만의 몫이 아닌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참여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라오스는 한국의 새마을사업을 현지에 맞게 접목한 삼상정책(Sam Sang Policy)이라는 농촌지역 개발모델을 수립해 2025년까지 장기적인 전략으로 최빈국 대열에서 벗어나려 하고 있다.
라오스의 행적구역인 주(Province)-군(District)-마을(Village) 단위로 개발전략을 수립하고, 사업 이행권한을 중앙에서 지방으로 이양해, 지방의 주인의식과 행정 서비스 능력 향상을 도모하고 있다.
이번 라오스 방문을 계기로 새마을정신을 세계로 널리 알릴 수 있는 사업을 본격적으로 구상해야 할 것이다.
호텔 프런트에서 식당에서 만난 작은 체구의 라오스 사람들이 선한표정으로 두 손을 합장하며 했던 인사말이 지금도 귓전에 맴돈다.
싸바이디~~(Sabaid/ 안녕하세요)! 라오스 사람들이 먹고 살만해 지도록 경제가 발전하면서도, 그들이 예의 그 선한 모습을 잃지 않도록 바라고 싶다.
